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리뷰 (도로가 서사가 되는 방식, 퓨리오사라는 혁명, 남성성 신화의 해체)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는 1979년 시작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30년의 공백 끝에 탄생한 현대 액션 영화의 새로운 기준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비평가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액션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황폐화된 미래 세계에서 여성 노예들을 해방시키려는 퓨리오사와 그에 합류하는 맥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두 시간 내내 달리는 자동차 추격전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그 안에 권력, 자원, 젠더, 저항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담는다. 형식이 내용이 되고, 속도가 철학이 되는 영화다.도로가 서사가 되는 방식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거의 전체가 이동 중에 진행된다. 차들이 달리고, 폭발하고, 충돌하며, 다..
2026. 5. 21.
문라이트 리뷰 (세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기, 촉각으로 전달되는 정체성, 바다가 가르쳐주는 것)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2016)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이름을 새긴 작품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리버티 시티를 배경으로, 한 흑인 남성의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를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 담는다. 각 챕터마다 주인공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리틀, 샤이론, 블랙. 이 세 이름이 한 인간의 세 개의 자아를 구성하며, 그 자아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억압되며 다시 찾아지는가를 영화는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담아낸다. 정체성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지키고 때로 회복해야 하는 것임을 이 영화는 조용히 말한다.세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기문라이트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세 개의 챕터로 나누는 구조를 취한다. 첫 번째 챕터의 이름은 리틀이다. 어린 ..
2026. 5. 20.
로마 리뷰 (보이지 않는 사람의 보이는 삶, 물이 씻어가는 것들, 계급이 감추는 사랑)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는 감독 자신의 유년 시절을 바탕으로 한 반자전적 흑백 영화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어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화적 가능성을 증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1970년대 초 멕시코시티의 로마 구역을 배경으로, 중산층 가정의 가사 도우미 클레오의 일상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존재하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섬세하고 깊이 있는 헌사다. 쿠아론은 클레오를 중심에 두면서, 그녀의 삶을 통해 멕시코 사회의 계급, 인종, 젠더의 구조를 조용히 해부한다.보이지 않는 사람의 보이는 삶로마의 첫 장면은 타일 바닥에 물이 흘러내리는 이미지다.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가 청소하는 그 바닥 위로 물이 퍼지고, 물이 반사하..
2026.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