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8 셰이프 오브 워터 리뷰 (다름이 사랑이 되는 방식, 괴물과 인간의 경계, 물이라는 언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2017)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수상한 현대 고전이다. 1960년대 냉전 시대 미국의 비밀 연구 시설을 배경으로, 청각 장애가 있는 청소부 엘리사와 그곳에 수용된 수중 생명체 사이의 사랑을 담는다. 델 토로는 이 영화를 통해 괴물과 인간, 정상과 비정상, 소속과 배제라는 이분법을 해체하면서, 결국 사랑이란 언어와 종을 초월한 연결이라는 것을 말한다. 동화의 언어로 쓰인 이 영화는 그 달콤함 안에 날카로운 사회적 시선을 품고 있다.다름이 사랑이 되는 방식셰이프 오브 워터의 주인공 엘리사(샐리 호킨스 분)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녀는 목에 상처가 있고, 수어와 몸짓으로 소통한다. 그녀의 삶은 규칙적이고 단조롭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 2026. 5. 17.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패배한 영웅들의 5년, 시간을 돌리는 것의 대가, 아이언맨이라는 이름의 마침표) 루소 형제 감독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2편의 대단원이자, 흥행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 중 하나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의 스냅으로 우주 인구 절반이 사라진 이후 5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살아남은 영웅들이 과거로 돌아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이야기를 담는다. 3시간 2분의 러닝타임 동안 이 영화는 단순한 슈퍼히어로 액션을 넘어, 상실과 슬픔, 희망과 희생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룬다.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서, 이 영화는 가능한 한 가장 성실하고 감동적인 답을 내놓았다.패배한 영웅들의 5년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가장 용감한 선택은 첫 번째 시간대에 있다. 영화는 타노스의 스냅이 완성된 직후 살아남은 .. 2026. 5. 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리뷰 (타노스라는 빌런의 철학, 무게감 있는 앙상블의 조율, 희생이 서사가 되는 순간) 루소 형제 감독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년의 집대성이자, 슈퍼히어로 장르가 도달할 수 있는 서사적 규모의 한계를 시험한 작품이다. 아이언맨에서 시작된 기나긴 여정이 하나의 거대한 충돌 지점으로 수렴되는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전 세계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팝 문화의 거대한 사건이 되었다. 수십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면서도 각자의 무게를 유지하고, 빌런에게 철학적 설득력을 부여하며, 결말에서 관객의 심장을 멈추게 만드는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 장르가 진지한 서사적 야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타노스라는 빌런의 철학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취는 타노스(조시 브롤린 목소리 및 연기)라는 빌런의 구축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오랫동안 매력 .. 2026. 5. 17. 맹크 리뷰 (할리우드의 황금기가 숨긴 것들, 술과 재능과 자기 파괴, 시민 케인이 태어나는 방식)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2020)는 1930년대와 194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흑백 영화다.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가 오슨 웰스와 함께 영화사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시민 케인의 각본을 쓰는 과정을 담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과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데이비드 핀처의 아버지 잭 핀처가 쓴 각본을 아들이 연출한 매우 사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권력과 조작의 구조를 드러내는 이 영화는, 예술과 양심과 생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창작이라는 행위의 본질을 탐구한다.할리우드의 황금기가 숨긴 것들맹크의 시간적 배경인 1930년대 할리우드는 영화 역사에서 황금기로 불린다. MGM,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같은 스튜.. 2026. 5. 16. 소울 리뷰 (태어나기 전의 나는 누구인가, 재즈가 말하는 현재의 감각, 살아있다는 것의 무게) 픽사의 소울(2020)은 애니메이션이 도달할 수 있는 철학적 깊이의 한계를 다시 그은 작품이다.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재즈 뮤지션 조 가드너가 꿈의 무대 직전 사고로 육체를 잃고 영혼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개봉 대신 스트리밍으로 공개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영화라는 형식 안에 죽음, 목적, 실존적 공허, 그리고 평범한 순간의 아름다움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이 작품은, 보는 이의 나이와 상관없이 다른 방식으로 깊이 울린다.태어나기 전의 나는 누구인가소울은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니라 탄생 이전의 세계를 상상한다. 영화에서 영혼들은 지구에 태어나기 전 그레이트 비포어라는 공간에서.. 2026. 5. 16. 테넷 리뷰 (시간을 역행하는 자의 논리, 이해보다 감각이 먼저인 영화, 세계를 구하는 것의 의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2020)은 시간 역행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한 첩보 액션 영화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극장 개봉을 강행하며 화제를 모았고, 아카데미 시각효과상과 음향상을 수상했다. 이름 없는 주인공이 세계 종말을 막기 위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작전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놀란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야심찬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과, 그 난해함 자체가 경험의 일부라는 옹호가 공존하는 영화. 테넷은 관객에게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요구하는 영화다.시간을 역행하는 자의 논리테넷의 핵심 개념은 엔트로피의 역전이다. 물리학에서 엔트로피는 시간의 방향을 결정하는 원리로, 모든 것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한다. 테넷의 세계에서는 이 엔트로피.. 2026. 5. 16. 이전 1 ··· 4 5 6 7 8 9 10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