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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리뷰 (소리 없는 가족 안의 소리, 두 세계 사이에서 선택한다는 것, 음악이 닿는 곳) 시안 헤더 감독의 CODA(2021)는 청각 장애인 가족 안에서 태어난 유일한 청인 딸 루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 즉 청각 장애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뜻한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을 포함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장애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비극이나 감동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한 가족의 복잡한 역학과 한 개인의 성장을 정직하게 담아내며, 소리와 침묵 사이에서 사랑이 어떤 언어로 존재하는지를 탐구한다.소리 없는 가족 안의 소리CODA의 배경은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어촌 마을이다.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의 가족은 부모 프랭크(트로이 코처 분).. 2026. 5. 13.
나이트메어 엘리 리뷰 (야망이 파놓은 함정, 읽는 자와 읽히는 자, 괴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나이트메어 엘리(2021)는 1946년 윌리엄 린지 그레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누아르 스릴러다. 1947년 에드먼드 굴딩이 먼저 영화화했지만, 델 토로는 원작 소설에 더 충실한 버전을 만들었다.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하는 야망 넘치는 사기꾼 스탠턴 칼라일의 상승과 추락을 담은 이 영화는,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자신을 잠식하는지를 정밀하게 해부한다. 화려한 시각적 미장센과 촘촘한 심리 묘사가 결합된 이 작품은, 인간이 타인을 조종하려 할 때 결국 가장 깊이 조종당하는 것은 자기 자신임을 냉혹하게 증명한다.야망이 파놓은 함정나이트메어 엘리는 처음부터 불안한 영화다. 스탠턴 칼라일(브래들리 쿠퍼 분)이 어두운 밤에 무언가를 불태우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그가 무엇을 숨기.. 2026. 5. 12.
파워 오브 도그 리뷰 (억압된 자아의 폭력성, 취약함을 무기로 삼는 자, 서부극이라는 가면)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2021)는 1920년대 미국 몬태나주의 목장을 배경으로 한 심리 서부극이다. 표면은 광활한 자연과 카우보이의 이미지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는 억압과 지배, 위장과 복수라는 날카로운 심리적 드라마가 흐른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필 버뱅크는 지성과 잔인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로, 이 영화 역사상 가장 복잡한 캐릭터 중 하나다.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은 장르의 관습을 빌리면서 그것을 해체하고, 남성성과 억압, 그리고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층위를 탐구한다.억압된 자아의 폭력성파워 오브 도그의 중심에는 필 버뱅크(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몬태나의 광활한 목장을 경영하는 형제 중 형으로, 예일대를 졸업한 지성인이면서 동시에 카우보이.. 2026. 5. 12.
듄: 파트 1 리뷰 (모래 위의 예언, 두려움을 직면하는 자의 길, 제국의 문법과 권력의 민낯)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1(2021)은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작이다. 1965년 출간된 이 소설은 수십 년간 영화화 불가능한 작품으로 여겨졌지만, 빌뇌브는 그 방대한 세계관을 스크린 위에 장엄하게 펼쳐냈다.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둘러싼 권력의 쟁투와, 그 한가운데 던져진 청년 폴 아트레이데스의 각성을 담은 이 영화는 스펙터클과 서사, 철학이 균형을 이루는 드문 블록버스터다. 예언과 운명, 식민 지배와 저항, 환경과 종교가 뒤엉키는 이 거대한 세계는 단순한 SF를 넘어 인류 문명에 대한 깊은 질문을 품고 있다.모래 위의 예언듄: 파트 1의 세계는 처음부터 압도적이다. 머나먼 미래, 인류는 은하계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황제를 정점으로 한 봉건적 질서 아래 여러 대가문이 행성.. 2026. 5. 12.
드라이브 마이 카 리뷰 (말하지 못한 것들의 무게, 타인의 언어로 슬픔을 건너는 법, 연극이라는 거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2021)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179분짜리 장편 영화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연극 연출가 가후쿠는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은 뒤 히로시마로 향해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연출한다. 그곳에서 만난 젊은 드라이버 미사키와 함께 매일 차를 타며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의 상처에 가까워진다. 이 영화는 느리고 길지만, 그 길이가 이유 있는 영화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터져 나오는 순간을 위해, 영화는 기꺼이 시간을 소비한다.말하지 못한 것들의 무게드라이브 마이 카는 침묵의 영화다. 주인공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 분)는 말이 적은 사람이다. 그는 연극 연출가로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가르.. 2026. 5. 11.
미나리 리뷰 (뿌리를 찾는 사람들, 할머니라는 이름의 고향, 아메리칸 드림의 다른 얼굴)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0)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의 시골 마을로 이주한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반자전적 작품이다.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동시 수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이민자의 서사를 영웅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가족의 균열과 연대를 조용하고 솔직하게 담아내며,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편적인 언어로 전달한다.뿌리를 찾는 사람들미나리의 주인공 제이콥(스티븐 연 분)은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다 아칸소주의 황무지에 가까운 땅을 구입해 농장을 일구려 한다.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 2026.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