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개봉한 존 윅 4는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키아누 리브스가 함께 만들어온 존 윅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사실상 존 윅의 이야기를 완결하는 작품이다. 파리, 오사카, 베를린,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의 문법을 훌쩍 뛰어넘어, 한 남자가 자신의 자유를 위해 치르는 최후의 대가를 장대하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시리즈 최장의 러닝타임인 2시간 49분 동안 이 영화가 스크린 위에서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전투 스펙터클이 아니라, 존 윅이라는 신화적 존재가 마침내 인간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액션 미학의 정점 — 공간을 언어로 삼은 전투의 예술
존 윅 시리즈는 액션 영화의 미학을 재정의한 시리즈로 평가받는다. 1편에서 등장한 건 푸 스타일의 근접 전투, 즉 실제 전투 기술을 영화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배우가 스크린 밖에서 카메라를 배치하거나 편집으로 액션을 조합하는 대신, 실제로 훈련된 키아누 리브스가 연속적인 동작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화면에 담겼다. 그 진정성이 관객에게 전달되었고, 존 윅은 하나의 장르적 전환점이 되었다. 4편은 이 시리즈가 쌓아온 액션의 미학을 가장 극단적인 수준으로 밀어붙인다.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의 전투 장면은 일본 무도의 요소들을 흡수한 화려한 근접전으로 시리즈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다.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클럽 전투는 음악의 리듬과 액션이 완벽하게 동기화되며 시청각적 쾌감의 정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몽마르트르 언덕의 계단을 무대로 한 단일 샷처럼 구성된 시퀀스다. 탑 다운 시점으로 촬영된 이 장면에서 존 윅은 끝없는 계단을 오르고 또 넘어지며 다시 일어난다. 이 장면이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인 성취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즉 얼마나 맞아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이야기를 가장 순수한 시각적 형태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계단을 기어오르는 키아누 리브스의 모습은, 슈퍼히어로가 아닌 한 인간의 한계와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채드 스타헬스키의 연출은 이 영화에서 가장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 그는 액션을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 상태를 표현하는 언어로 다룬다.
존 윅 시리즈가 액션 영화에 가져온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전통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공간은 대개 배경에 불과했다. 그러나 존 윅 시리즈에서 공간은 전투의 적극적인 요소가 된다. 지형, 가구, 벽, 기둥이 모두 전투에 통합되며 그 활용 방식이 존 윅의 전술적 지능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4편에서 이 공간 활용의 미학은 더욱 발전한다. 특히 야경으로 빛나는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의 시각적 완성도는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영화적 미학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스타헬스키 감독이 무술 코디네이터 출신이라는 배경이 이 공간 활용의 정교함으로 이어진다.
자유를 향한 마지막 결투 — 신화적 존재가 인간으로 돌아오는 길
존 윅 4는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존 윅의 출구에 대한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전작들에서 존 윅은 누군가를 죽이고, 복수하고, 생존하는 사이클 안에 갇혀 있었다. 그는 평화로운 삶을 원했지만 그 삶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 4편에서 마침내 그 방법이 제시된다. 하이 테이블과의 결투에서 이기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 설정이 이 영화를 단순한 액션 시퀀스의 연속이 아닌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만드는 핵심이다. 존 윅이 원하는 것이 명확해지는 순간, 관객은 그와 함께 그 목표를 향해 감정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도 주목할 만하다. 빌 스카스가드가 연기하는 마르퀴스는 시리즈 역대 빌런 중 가장 냉정하고 체계적인 존재다. 그는 하이 테이블의 규칙 안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의 집행자다. 샘이엘 앤더슨이 연기하는 시아마르도 이 영화의 핵심 감정 라인을 담당한다. 그는 존 윅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지만 그 방법이 서로 다르다. 동기화 없는 대립자이자 거울 같은 존재인 시아마르를 통해 존 윅이 선택하는 길의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도니 옌이 연기하는 케인도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새 캐릭터다. 존 윅과 케인의 관계가 이 영화의 마지막 결투로 수렴되는 방식이 4편의 감정적 클라이맥스를 구성한다.
존 윅 4가 구축하는 세계관의 깊이도 이 영화의 중요한 강점이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하이 테이블이라는 조직과 그것이 지배하는 언더월드의 규칙들이 점점 더 정교하게 확장되었다. 4편에서 이 세계관은 전 세계로 확장되며, 각 도시의 콘티넨탈 호텔과 그 지역의 세력들이 하나의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이 세계관의 내적 일관성이 존 윅 시리즈를 다른 액션 시리즈와 구분 짓는 요소 중 하나다.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이 지켜질 때와 깨질 때의 결과가 분명하며, 인물들이 그 규칙 안에서 각자의 이익과 윤리 사이에서 선택하는 방식이 이야기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시리즈의 완결과 유산 — 10년의 신화가 마침내 쉬는 곳
존 윅 4의 결말은 이 시리즈의 가장 용기 있는 서사적 선택이다. 존 윅은 결투에서 승리하지만 그 직후 상처로 인해 숨을 거둔다. 이 결말이 비극인지, 아니면 해방인지는 관객의 해석에 달려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결말이 이 시리즈가 처음부터 향해온 방향이라는 것이다. 존 윅은 처음부터 삶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4편의 결말에서 그는 그것을 얻는다. 싸움은 끝났고, 그는 마침내 쉴 수 있다. 몽마르트르의 새벽 빛 속에서 눈을 감는 존 윅의 모습이 비극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이유가 그것이다.
존 윅 시리즈가 현대 액션 영화에 미친 영향도 이 마지막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다. 이 시리즈가 등장한 이후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건 푸 스타일의 전투가 주류가 되었고, 실제 훈련된 배우가 롱 테이크로 액션을 수행하는 방식이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이후 작품들, 수많은 액션 영화들이 존 윅의 문법을 차용하거나 영향을 받았다. 존 윅 4가 이 시리즈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 영향력의 최종적인 정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스타일의 완성을 선언한다.
키아누 리브스라는 배우가 이 시리즈에서 갖는 의미도 이 영화를 통해 완성된다. 그는 50대에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체력적으로 극한의 액션을 수행하는 배우 중 하나가 되었다. 존 윅의 이야기가 끝나는 방식, 즉 화려한 승리가 아닌 조용한 소진으로 마무리되는 방식은 키아누 리브스라는 배우 자신의 이야기와도 공명한다. 존 윅 4가 시리즈의 완결로서 갖는 의미는 단순히 이야기의 끝을 맺는 것을 넘어선다. 이 영화는 2014년 1편이 등장한 이후 10년에 걸쳐 쌓아온 세계관과 캐릭터의 모든 것을 하나의 결말로 수렴시킨다. 개를 사랑했던 남자, 아내를 잃었던 남자, 세계를 상대로 싸웠던 남자가 마침내 파리의 새벽빛 속에서 눈을 감는 장면은, 현대 액션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시적인 결말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존 윅 4는 현대 액션 영화의 최고봉이자 이 시리즈의 가장 완전한 완결이다. 스펙터클의 규모와 정교함에서도, 캐릭터 서사의 감정적 완성도에서도 이 영화는 앞선 세 편을 능가한다. 몽마르트르의 계단을 기어오르는 존 윅처럼, 이 시리즈는 끝까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갔다. 그 집요함이 이 마지막 장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