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2012)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미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역사서를 바탕으로 토니 쿠시너가 각색한 이 영화는 1865년 1월 미국 수정헌법 제13조, 즉 노예 해방 수정안의 의회 통과를 위한 에이브러햄 링컨의 정치적 투쟁을 담는다. 남북전쟁의 종결과 노예 해방이 동시에 걸려있는 이 역사적 순간을 스필버그는 웅장한 서사 대신 밀실의 정치와 인간적 갈등으로 담는다. 역사는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선택들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 영화는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
링컨은 전장을 보여주지 않는다. 남북전쟁이 배경이지만 이 영화에서 전투 장면은 거의 없다. 대신 회의실, 복도, 링컨의 집무실, 그리고 의회의 방들이 이 영화의 공간이다. 스필버그는 역사가 전장이 아닌 이 공간들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선택한다. 헌법 수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하원에서 충분한 표가 필요하고, 그 표를 얻기 위해서는 협박과 설득과 거래가 필요하다. 이 과정이 이 영화의 전부이며, 이것이 역사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토니 쿠시너의 각본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화하지 않는다. 1865년 1월의 정치적 지형이 얼마나 복잡했는가, 수정안 통과가 왜 그토록 어려웠는가, 그리고 링컨이 어떤 방법들을 동원했는가가 이 각본 안에서 정밀하게 구성된다.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정부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공화당 급진파들과의 갈등이 관리되며, 남부 연합과의 평화 협상이 수정안 통과에 미치는 영향이 계산된다. 이 모든 것들이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의 구체적인 재현이다.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링컨은 왜 전쟁이 끝나기 전에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하는가. 전쟁이 끝나면 남부 연합 주들이 연방에 복귀하고, 그들의 표가 수정안 통과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이 타이밍의 계산이 링컨의 정치적 천재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며, 동시에 그가 수단을 선택하는 데 있어 얼마나 실용적인 사람인가를 보여준다. 원칙을 위해 원칙에 어긋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의 역설이 이 영화에서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의 핵심이다. 얀누스 카민스키의 촬영은 이 정치적 공간들을 역사의 무게와 함께 담는다. 어두운 회의실, 링컨의 사무실에 들어오는 빛, 의회 홀의 거대한 공간. 이 공간들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들의 중요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링컨이 혼자 있는 장면들에서의 조명이 그가 짊어진 것의 무게를 가장 조용하게 표현한다.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이 영화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다. 링컨이 선택하는 방법들이 완전히 윤리적이지 않다. 정부 일자리로 표를 산다는 것은 부패의 형태다. 남부와의 평화 협상 정보를 의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기만의 형태다. 그러나 이 방법들이 없었다면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수 있다. 불완전한 수단으로 역사적 전진을 이루는 것, 그것이 역사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가장 솔직하게 말한다.
타협이 원칙이 될 때
링컨에서 가장 복잡한 정치적 관계는 링컨(다니엘 데이-루이스 분)과 급진적 공화당의 대표 타데우스 스티븐스(토미 리 존스 분) 사이의 것이다. 스티븐스는 흑인의 완전한 평등을 믿는 사람이다. 그에게 흑인과 백인은 모든 면에서 동등하다. 이 믿음이 그를 가장 일관된 원칙의 정치인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수정안 통과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그가 평등을 주장할수록 민주당 의원들이 수정안에서 멀어진다. 링컨이 스티븐스에게 자신의 입장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타협이 어떻게 원칙이 되는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링컨의 논리는 이것이다. 완전한 평등을 주장했다가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는 것보다, 지금 당장 달성할 수 있는 것을 얻고 나머지는 이후에 싸우는 것이 낫다. 이 논리가 옳은가. 이 영화는 그 판단을 관객에게 맡긴다. 그러나 스티븐스가 결국 링컨의 요청을 따르고, 자신의 신념을 잠시 억제하는 선택이 이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를 만든다. 스티븐스가 의회에서 흑인과 백인이 법 앞에서 동등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이 타협의 절정이다. 그는 평등을 자연에서의 평등이 아닌 법 앞에서의 평등으로 한정한다. 이 구분이 정치적 전략이며, 동시에 그의 신념을 배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배반이 수정안 통과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 장면에서 토미 리 존스의 연기가 그 복잡성을 담는다. 원칙을 위해 원칙을 양보하는 것이 어떤 표정을 만드는가. 타협이 원칙이 되는 것은 링컨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그는 노예 해방을 전쟁 중 군사적 명령으로 이미 선언했지만, 그것이 전쟁 이후에도 유효할지 불확실하다. 헌법 수정안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수정안 통과를 위해 그는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평화가 수정안보다 먼저 오면 안 된다. 이 계산이 그를 남부와의 평화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결정으로 이끈다. 수천 명이 더 죽는 것을 알면서도. 이 결정이 타협이 원칙이 되는 가장 불편한 형태다. 링컨이 이 타협들을 내면화하는 방식도 이 영화에서 중요하다. 그는 이야기를 한다. 긴 우화적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며, 주변 사람들을 설득한다. 이 이야기 들려주기의 방식이 링컨의 정치적 천재성의 일부이며, 동시에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타협이 원칙이 된 사람은 정면 충돌 대신 우회하는 방법을 안다.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링컨이 되는 방법
링컨에서 다니엘 데이-루이스의 연기는 이 영화를 경험하는 가장 중심적인 요소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그 수상이 놀랍지 않은 이유는 화면 위에서 그가 링컨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없기 때문이다. 링컨의 목소리, 걸음걸이, 손의 움직임, 그리고 눈빛. 이 모든 것들이 데이-루이스가 링컨이 된다는 것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데이-루이스가 선택한 링컨의 목소리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요소다. 많은 사람들이 링컨의 목소리를 낮고 웅장할 것이라 상상하지만, 데이-루이스는 높고 가는 목소리로 링컨을 표현한다. 이것이 역사적 기록에 더 가까운 것이라는 연구가 있으며, 이 선택이 처음에는 의외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것이 링컨이라는 인물에 얼마나 정확한지를 느끼게 된다. 그 목소리가 이야기를 들려줄 때의 친근함과, 결정을 내릴 때의 단호함을 동시에 담는다. 데이-루이스의 연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링컨의 고독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링컨은 역사상 가장 큰 결정들을 내린 사람 중 하나이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종종 혼자다. 새벽에 혼자 걸어다니고, 아들들과 노는 장면에서도 그의 눈에는 무언가 멀리 있는 것이 보이며, 메리(샐리 필드 분)와의 관계에서도 그 고독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이 고독이 링컨이 짊어진 것의 무게를 가장 조용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링컨이 가족과 함께하는 장면들에서 데이-루이스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층위를 만든다. 어린 아들 태드와 노는 링컨, 아들 로버트(조셉 고든-레빗 분)와 군 입대를 두고 갈등하는 링컨, 그리고 메리와 나누는 대화들. 이 장면들에서 링컨은 대통령이기 이전에 아버지이고 남편이다. 그 인간적인 면이 이 영화에서 링컨이라는 인물을 역사적 아이콘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링컨이 되는 방법은 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다. 그의 연기는 기법이 아닌 존재 방식에 더 가깝다. 링컨을 연구하고, 그의 걸음걸이와 목소리와 시선을 흡수하며, 그것들이 데이-루이스의 몸을 통해 재현되는 것이 단순한 모방이 아닌 이유는, 그 안에 링컨이라는 인물의 내면 상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왜 링컨은 이렇게 걷는가. 왜 그의 손은 이렇게 움직이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데이-루이스의 몸 안에 있다.
링컨은 역사 영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것들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역사가 만들어지는 방식, 타협과 원칙의 관계, 그리고 거대한 목표를 위해 불완전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의 윤리. 이 질문들은 1865년의 것이지만 동시에 언제나의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절제된 연출과 토니 쿠시너의 정밀한 각본, 그리고 다니엘 데이-루이스의 압도적인 연기가 함께 만들어내는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가장 인간적인 규모에서 담는다. 법이 통과되는 순간의 침묵이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