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2017)는 그녀의 단독 장편 연출 데뷔작이자,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반자전적 작품이다.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에 후보로 오르며 비평적 호평을 받았고, 시얼샤 로넌의 연기는 이 영화를 경험하는 가장 중심적인 축이 되었다. 2002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배경으로,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보내는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성장 영화 장르의 가장 신선하고 정직한 버전 중 하나다. 특별한 사건보다 일상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그 순간들의 축적이 어떻게 한 인간을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어머니와 딸 사이의 전쟁과 사랑
레이디 버드에서 가장 강렬한 관계는 크리스틴(시얼샤 로넌 분)과 어머니 마리온(로리 멧칼프 분) 사이의 것이다. 두 사람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싸운다. 크리스틴이 원하는 것과 마리온이 원하는 것이 일치하는 경우가 없다. 크리스틴은 뉴욕의 대학에 가고 싶고, 마리온은 가까운 곳의 학교를 원한다. 크리스틴은 자신이 선택한 이름으로 불리고 싶고, 마리온은 본명을 고집한다. 크리스틴은 부유한 동네에 살고 싶어하고, 마리온은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이 반복되는 충돌이 두 사람의 관계를 구성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그 싸움을 한쪽의 잘못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리온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가족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딸이 현실적이기를 바라며, 그것이 딸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크리스틴도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고, 자신이 선택한 정체성으로 존재하고 싶으며, 그 욕망이 부모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긍정에서 온다. 두 사람이 모두 옳고, 두 사람이 모두 서로를 상처 입힌다. 이 복잡성이 이 영화를 단순한 어머니와 딸의 갈등 서사와 구분 짓는다. 마리온이라는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그녀는 딸의 꿈을 꺾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꿈을 꺾어온 사람이다. 그녀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추가 근무를 하고, 남편의 우울증을 혼자 감당하며, 자신의 불안을 통제로 표현한다. 로리 멧칼프의 연기는 이 복잡성을 말하지 않고 보여준다. 마리온이 딸에게 상처를 줄 때, 그 말들은 딸을 향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그 두려움이 사랑의 다른 형태라는 것을. 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함께 드레스를 고르는 장면이다. 싸우고, 잠시 침묵하고, 그리고 같은 드레스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 순간. 대사 없이 두 사람이 잠깐 같은 것을 보는 그 순간에, 모든 갈등 뒤에 여전히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레타 거윅은 이 장면을 크게 만들지 않는다. 그냥 지나간다. 그러나 그 지나감 안에 이 관계의 본질이 담겨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 크리스틴이 대학에 진학한 뒤 어머니에게 전화하려다 멈추고, 결국 전화를 거는 장면은 이 모든 갈등이 수렴되는 순간이다. 그녀는 자신의 본명을 사용한다.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 레이디 버드가 아닌 크리스틴으로. 그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어머니를 향한 화해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전체를 받아들이는 행위가 된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사랑이 전쟁보다 크다는 것이 이 장면에서 조용히 증명된다.
자신을 발명하는 십대의 방식
레이디 버드의 주인공 크리스틴은 자신에게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행위다. 이름을 선택한다는 것, 자신에게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자아를 발명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다. 크리스틴은 자신이 주어진 것들, 이름, 가족, 동네, 경제적 조건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을 다르게 만들고 싶고, 그 욕망을 이름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발명하려는 크리스틴의 시도는 때로 우습고, 때로 안타깝고, 때로 아름답다. 그녀는 부유한 동네에 산다고 거짓말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사회적 그룹에 끼려 하며, 자신이 아닌 것처럼 굴다가 실패한다. 이 실패들이 이 영화의 가장 솔직한 부분이다. 십대가 자신을 발명하려 할 때, 그 과정은 우아하지 않다. 많은 것을 틀리고, 많은 것을 잃으며, 많은 것에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친구 줄리(비니 펠드스타인 분)와의 관계는 이 자아 발명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다. 크리스틴은 줄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인기 있는 그룹에 끼기 위해 줄리를 뒤로한다. 이 선택은 크리스틴이 가장 나쁜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며,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십대는 소속을 원하고, 그 소속을 위해 때로 가장 소중한 것을 잠시 내려놓는다. 줄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크리스틴이 거치는 두 번의 연애는 자아 발명의 두 가지 다른 단계를 보여준다. 첫 번째 남자친구 대니(루카스 헤지스 분)는 크리스틴에게 완벽해 보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있는 사람이다. 두 번째 카일(티모시 샬라메 분)은 크리스틴이 원하는 이미지의 남자이지만, 실제로는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지 않는 사람이다. 이 두 관계를 통해 크리스틴은 자신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이미지가 아니라 진심, 외모가 아니라 연결. 이 학습이 크리스틴의 가장 중요한 성장이다. 레이디 버드가 크리스틴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영화 전체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녀가 발명하려 했던 자아가 실제로는 이미 존재하는 자아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 새크라멘토를 떠나 뉴욕에 가서야, 그녀는 새크라멘토가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안다. 어머니에게 반항하면서야, 어머니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신을 발명하는 과정은 결국 자신이 이미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고향이라는 감정의 지형
레이디 버드에서 새크라멘토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크리스틴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공간이며, 동시에 그녀가 도망치고 싶어하는 곳이다. 영화 내내 크리스틴은 새크라멘토를 경멸한다. 이 도시가 얼마나 따분하고 기회가 없으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곳인지를 반복해서 말한다. 그리고 뉴욕에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 진짜 삶이 있는 곳, 진짜 예술이 있는 곳, 진짜 자신이 될 수 있는 곳으로. 이 도시를 향한 경멸이 이 영화에서 가장 솔직한 십대의 감정 중 하나다. 자신이 태어난 곳, 자신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욕망은 성장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그 욕망이 때로 과장되고 불공평하더라도. 새크라멘토가 실제로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나쁜 곳은 아니다. 그러나 크리스틴에게 그것은 자신을 가두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 느낌이 진짜인 한 그 경멸도 진짜다. 영화 속에서 새크라멘토의 모습은 크리스틴의 시각이 아닌 카메라의 시각으로도 담긴다. 그레타 거윅의 카메라는 새크라멘토를 아름답게 찍는다. 일상적인 집들, 평범한 도로, 특별하지 않은 풍경이 특별한 방식으로 포착된다. 이 시각적 아름다움은 크리스틴이 보지 못하는 것을 관객이 보게 만든다. 그녀가 떠나고 싶어하는 곳이, 그녀를 만든 곳이기도 하다는 것을. 고향은 경멸의 대상이기도 하고,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종종 동시에. 고향이라는 감정의 지형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수녀 수학 교사 세라핀 수녀와 크리스틴의 대화에서다. 크리스틴이 새크라멘토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수녀는 크리스틴이 새크라멘토를 세심하게 관찰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사랑의 형태라고. 크리스틴은 이 말을 처음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대화가 영화 내내 그녀 안에서 작동한다. 관찰이 사랑이라면, 그녀는 이미 새크라멘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에 크리스틴이 뉴욕에서 처음으로 혼자 운전하는 장면은 이 고향이라는 주제의 완성이다. 그녀는 새크라멘토를 떠났다. 원하던 것을 얻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새크라멘토가 그리워진다. 이것이 고향의 본질이다. 거기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떠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 크리스틴이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새크라멘토의 하늘을 떠올리는 그 순간, 고향이라는 감정의 지형이 완성된다. 레이디 버드는 뉴욕에 있지만, 크리스틴은 여전히 새크라멘토에서 만들어진 사람이다.
레이디 버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영화다. 그러나 그 특별하지 않음 안에 가장 보편적인 감정들이 있다. 어머니와의 갈등, 자신을 찾으려는 시도, 고향을 향한 복잡한 감정. 그레타 거윅은 이 평범한 재료들로 가장 정확한 성장 이야기를 만들었다. 시얼샤 로넌과 로리 멧칼프의 연기는 이 이야기를 살아있게 만들고, 거윅의 시선은 그 삶을 사랑으로 담아낸다. 레이디 버드가 크리스틴이 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기억한다.